임시텐트 건립 반대 뉴스

제목중앙 "노숙자 급증 반성없이 셸터 건립만 강행"2018-05-21 07: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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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의 K타운 24시
웨슨 의장 주최 셀터 찬성 '홍보'
"인본주의 앞세워 당위성 주장"
건축허가 남발이 노숙자 양산 



에릭 가세티 시장(왼쪽)이 연설하고 있다. 오른쪽은 허브 웨슨 시의장.
 

18일 오전 8시40분 LA시청 앞, 사람들의 사기를 돋우는 희망찬 배경음악이 깔렸다. 잠시 후 시청 '공무원 전용' 입구가 열리더니 에릭 가세티 LA시장과 허브 웨슨 시의장을 주축으로 길 세디요·폴 그레고리안·밥 블루멘필드·마키 해리스도슨 시의원이 계단 아래 무대로 내려왔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노숙자 위기 해결을 강조했다. "님비(NIMBY)에 물러서지 않겠다. 우리는 오렌지카운티(지역 주민 반대로 노숙자 셸터 조성이 취소됐다)가 아니다." 

허브 웨슨 시의장이 주최한 시위는 흡사 성자들의 회합처럼 착각을 유발했다. 

에릭 가세티 시장은 "인본주의(humanism)는 어디 있나. 지금 이 시간 거리 텐트 속에서 두려움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노숙자 셸터 조성을) 함께 하자. 망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허브 웨슨 시의장은 "우리는 집에 가면 침대에서 자지만 아이들을 둔 한 여인은 콘크리트 바닥에서 잔다. 이 여인은 아이들 안전과 강간을 걱정한다. 반드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무대를 바라본 200여 명은 환호했다. 시의원 보좌관, 시청 직원, LA노숙자관리국(LAHSA), 유나이티드 웨이, 노숙자 지원단체 관계자들…. 박수갈채를 보냈다.

행사 주최자인 허브 웨슨 시의장의 연출력은 칭찬할 수준이었다. 웨슨 시의장은 LA한인타운 24시간 노숙자 임시 셸터 강행 명분을 쌓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관중의 '양심'을 흔들었다. 노숙자를 위한 성자들의 회합은 선이요, 반기를 드는 이들은 이기적인 무리로 규정한 순간이었다. 

거기까지다. 노숙자 위기 상황 속에 성자인 양 행세한 웨슨 시의장과 시의원들의 민낯은 어떨까. 

이날 행사를 보도한 공영라디오방송 SCPR은 지난 6년 동안 LA시 난개발을 승인한 주역이 누구인지 꼬집었다. 개발업자들은 시장과 시의원에게 로비해 건축허가를 따낸다. 각종 후원금은 시의원 선거자금으로 활용된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고급 주거 및 상업 지역이 새로 건설되면서 기존 저소득층 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이다. 허브 웨슨이 주장한 LA한인타운 노숙자 급증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사회는 렌트비 인상 및 저소득층 아파트 부족을 이유로 난개발을 반대했지만 시정부·시의회의 건축허가 앞에서 무력했다. 싼 아파트를 전전하던 저소득층은 급증한 렌트비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이들은 더 싼 외지로 쫓겨났고 아예 거리로 나앉는 처지가 됐다. LA시 포함 LA카운티 노숙자는 5만8000명으로 지난 6년 동안 75%나 늘었다. 

방준영 한미연합회(KAC) 사무국장은 지난 2년 동안 LA한인타운 럭셔리 아파트와 호텔 등 건축허가만 50건이 넘었다고 18일자 LA타임스 기고로 지적했다. 한인타운 주민들은 시장·시의원에게 난개발 위험성을 따졌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성자인 양 행세한 시장과 시의원들은 이제 주민들에게 돌멩이를 던진다. 노숙자 대응책 마련에 목소리 내지 말라는 엄포만 놓는다. 자신들은 선이요, 주민은 이기적인 님비 족으로 몰아넣었다. 

'링컨하이츠 보호연합(CPLH)' 호세 후디에레스 시민운동가는 가난한 것이 죄라고 탄식했다. 그는 "링컨하이츠 주민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사는 이민자들이다. 왜 우리와 상의도 없이 노숙자 아파트를 강요하는가"라고 항변했다. 그는 노숙자 셸터 관련 한인사회가 요구하는 절차적 민주주의 요구에 동병상련을 전했다. 

이날 행사 무대에 선 알렉산드리아 서 한인타운노동연대(KIWA) 소장은 LA시 정치인들의 위선을 고발했다. 

서 소장은 "노숙자 문제 해결을 '주먹으로 내려치듯 헤쳐나가겠다'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대화에서 소외된 한인타운 주민은 가슴이 찢어지고 있다(heartbreaking). 한인사회는 노숙자 문제에 공감하고 셸터 조성을 지지한다. 하지만 한인사회를 외면한 의사결정, 커뮤니티 동의를 얻지 않은 노숙자 셸터 지정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소장은 복받친 눈물을 떨궜다. 

허브 웨슨 시의장은 끝내 대화를 외면했다. 행사 후 한인사회·히스패닉 커뮤니티가 당신과 대화를 원한다는 질문에 그는 "그들과 일일이 대화할 수 없다. 22일(오전 8시30분 시청 대회의실) 시의회 노숙자빈곤위원회 미팅에 참석해서 말하라"고 잘라 말했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621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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